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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 - 자유와 환희를 노래하다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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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 - 자유와 환희를 노래하다

한길사

나성인 지음

2018-07-24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그동안 우리는 클래식 음악을 너무나 쉽고 단순하게 이해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문화적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가 어려운 추상적 음악의 감상을 위해 저자는 수고스럽지만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베토벤이 지독한 운명을 극복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그의 마지막 메시지에 담긴 의미를 깨닫는다면 베토벤 음악의 깊이와 아름다움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교향곡은 사회에 대한 상징이다.”
혁명의 세기와 교향곡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음악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모두 다르겠지만 ‘베토벤을 아는가’라는 질문에 ‘모른다’라고 답할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서양 음악사에서도 손꼽히는 그에게는 악성(樂聖)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베토벤은 오페라, 피아노 소나타, 가곡, 협주곡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남겼다. 베토벤의 수많은 작품 중 이 책은 특별히 아홉 개의 교향곡을 다룬다.
베토벤 교향곡의 탄생은 새로운 세기의 시작과 맞물려 있다. 그것은 ‘혁명의 세기’다. (베토벤 1770~1827, 프랑스대혁명 1789~94, 나폴레옹 1769~1821, 빈 회의 1814~15, 7월 혁명 1830, 2월 혁명 1848)

디킨스는 『두 도시 이야기』에서 혁명 이전의 귀족을 회화적으로 그려냈다. 후작 나리께서는 초콜릿을 잡수실 때 네 명의 하인이 필요했다. 초콜릿을 휘젓는 사람, 국자로 떠주는 사람, 쟁반을 들고 대기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나리의 위엄 있는 수염에 묻은 초콜릿을 조심조심 닦아주는 사람까지. 혁명은 이 네 명의 하인이 후작 나리에게 “아니, 자기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하고 따지기 시작한 사건이었다. -p.16

자유와 평등의 이념은 베토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베토벤 이전 시기 악사(樂士)의 지위는 매우 낮았고 정신적 창조와는 무관한 기능인으로만 취급받았다. 그러나 베토벤은 예술가를 일종의 선지자로 여겼으며 자신의 음악에 ‘자유’와 ‘진보’를 담고자 했다. 또한 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일치시키는 작곡가였다.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고, 그의 시대 또한 역동적이었으니 베토벤은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다.

여러 악기가 무대에서 함께 소리를 내는(sym+phony) 교향곡은 이미 사회(공동체)를 상징하는 음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 ‘음향적 사회’를 지배하는 질서는 주선율과 보조선율 간의 위계(마치 과거 시대의 신분질서처럼)가 아니라 조화로운 전체를 이루려는 다양한 역할의 협력과 경쟁에서 나온다. …교향곡은 ‘합리적인 사회는 진보한다’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p.30

교향곡은 작곡가가 하고 싶은 말을 음악을 이용해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장르다. 교향곡의 음악적 원리인 통일성 속의 다양성, 부분의 총합보다 더 큰 전체, 대립적 요소 사이의 긴장과 균형은 베토벤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담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교향곡은 작곡가 베토벤의 삶과 사상을 읽어내기에 적합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너의 듣지 못함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베토벤 교향곡을 설명하기 위해 베토벤이 살았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 교향곡의 형성과정 및 구조, 이전 세대의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의 음악과 베토벤의 음악이 어떻게 다른지도 자세히 다룬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하나하나가 개성 있는 이야기다. 베토벤은 격변하는 혁명의 시대를 살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악가로서 청력을 상실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끝내 결실을 맺지 못하는 고통을 겪었다. 그가 지독한 ‘운명’을 겪어내는 과정은 오롯이 아홉 개의 교향곡에 담겼다. 한편 저자 나성인은 교향곡에 담긴 베토벤의 삶과 사상을 최대한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해, 각 곡의 분위기에 맞는 자료와 문체를 적절히 사용했다.
베토벤 교향곡 제1번은 하이든의 영향을 보여주는 가장 고전주의적 작품이지만 이전 세대의 형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아닌, 예술가로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이야기다. 따라서 저자는 교향곡의 형성과정과 전형적 구성을 베토벤 음악과 비교하기 위해 최대한 명료한 문체를 사용했다. 제2번은 베토벤이 청력을 상실하는 절망을 딛고 일어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이야기다. 이에 저자는 베토벤이 친구와 주고받은 편지, 죽음의 기로에서 쓴 유서와 같은 사적 기록을 활용하여 베토벤의 내면 고백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나폴레옹을 위해 썼다고 알려진 제3번 「영웅」은 자유와 혁명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영웅상을 창조하는 이야기다. 광활하고 복잡한 악곡에 걸맞게 시대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녹여 서술했다. 베토벤의 영웅은 정말 나폴레옹이었을까? 제4번은 베토벤이 한 여인을 사랑하던 시기에 작곡한 곡이다. 그는 이 곡에 이상적 사랑과 여인상을 담았다. 연애편지와 서정시가 베토벤의 마음에 감정이입하기를 돕는다.
제5번은 가장 유명한 교향곡「운명」이다. 이 곡은 인생의 문을 두들기는 운명에 맞서 승리하는 이야기다. 아무리 강력한 운명이라도 인간의 내면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다는 믿음과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저자는 강렬한 문체를 구사했다. 제6번 「전원」은 베토벤이 복잡한 세상을 떠나 자연에서 만난 낙원의 경험을 표현한 곡이다. 따라서 저자 역시 자신의 개인적・주관적 체험을 수필식으로 소개하며 베토벤의 낙원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제7번은 영웅과 민중이 한데 벌이는 거대한 축제의 이야기다. 축제와 난장의 이미지에 걸맞게 복잡하지만 흥미롭게 서술했다. 제8번은 혁명의 끝이 왕정임을 경험한 작곡가의 신랄한 자기 풍자 이야기다. 작품에 담긴 유머와 해학을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사투리와 구어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제9번 「합창」은 교향곡의 경계를 뛰어넘어 드넓은 인류애를 노래하는 이야기다. 왕정복고, 가난, 숨겨진 딸 등 비극의 끝에서 만난 숭고한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그의 인생 전체를 포괄하고자 했다. 「합창」이 지니는 음악적 가치와 더불어 베토벤 개인과 전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된다면 독자들은 좀더 중요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곡의 의미와 가치를
문학・미술・신화 등 인문학으로 해석하다.

우리가 클래식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는 음악시간에 받은 암기식 교육 때문일까, 아니면 곡에 가사가 없기 때문일까. 이유가 무엇이든 클래식 음악을 처음 듣는 사람이 곡을 단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베토벤 교향곡 역시 마찬가지다. 그의 음악에는 서양 사람에게는 익숙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소한 신화, 성경 그밖에 민속적・문화적 전통이 담겨있다. 베토벤 교향곡은 음악만의 산물이 아니라 베토벤이 살던 시대 전체의 유산이기 때문이며, 다양한 문화적 전통과 예술 장르가 교류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독일시를 전공하고 독일에서 문학과 음악의 관계를 연구한 저자 나성인은 귀국 후에도 문학 코치(가곡 분야에서 음악가에게 시적 해석을 지원하는 전문가), 공연기획자 및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문화적 토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 음악의 감상을 돕기 위해 문학・미술・신화 등 다양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예를 들면 교향곡 제3번 「영웅」에서 베토벤의 ‘영웅’이 누구였는지를 탐색하며 그리스・로마신화의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를 이용한다. 저항과 자유, 고결함과 희생, 창조와 기쁨을 상징하는 프로메테우스는 시대의 이미지였다. 이후 저자는 프로메테우스를 소재로 한 괴테의 시 전체를 언급하고, 프로메테우스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해석한 관련 회화를 여러 점 소개한다. 때로는 강조하고 싶은 회화의 일부분을 확대하기도 했다. 독자들이 책을 읽은 후 다시 「영웅」을 듣는다면 베토벤이 가슴에 품은 영웅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음악 속으로 빠져드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이야기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
이 책은 장마다 한 곡의 교향곡을 설명하는 총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에 포함된 ‘교향곡 제0번 깊이 읽기’에서는 악장을 음악적으로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하나의 연주 앨범을 선택하고, 설명에 해당하는 곡 시간을 팔분음표(♪)로 표시했다. 해당 부분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본다면 음악에 대한 감상이 좀더 풍부해질 것이다. ‘깊이 읽기’ 뒤에는 ‘남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곡에 얽힌 뒷이야기와 미처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가끔은 공개적・객관적 이야기보다 숨겨진 여담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책의 말미에는 몇 개의 부록이 있다. 그중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 바로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은 누구인가’이다. 그간 우리말로 된 베토벤 관련 서적들은 주로 오래된 견해들을 소개하고 있어 본의 아니게 불멸의 연인에 관한 독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저자는 공적 기록을 기반으로 안토니 브렌타노를 불멸의 연인으로 내세운 메이너드 솔로몬과 사적 기록을 기반으로 요제피네 브룬스비크를 내세운 텔렌바흐의 최신 견해를 소개했다. 독자들은 마치 탐정이 되어 증거를 쫓아 범인을 찾아내듯 긴장감 넘치는 책읽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가슴 아픈 베토벤의 러브스토리가 마음속에 남아 베토벤의 깊고 웅장한 음악이 내포한 작곡가의 고뇌, 슬픔, 아름다움과 마주할 것이다.
저자가 또 한 번 심혈을 기울인 것은 ‘베토벤 교향곡 음반 추천’이다. 지금까지 나온 명반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그 중에 어떤 것을 고르더라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처음 베토벤 교향곡을 듣는 이들을 돕기 위해 쓴 조심스러운 제안이다. 작품의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가급적 서로 스타일이 다르거나 해석이 다른 앨범을 선정했다.
저자는 이 책이 베토벤과 클래식 음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독자들이 좀더 다채롭고 풍성한 방법으로 ‘클래식 음악 읽기’를 시도하기를, 그 끝에 빛나는 환희를 경험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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